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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감상후기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동이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 방송한 드라마 동이는 평균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MBC의 사극입니다.

 

물론 이병훈 감독이 연출한 작품 치고는 국내 시청률은 저조한 편이었지만 해외에서는 대장금과 함께 쌍벽을 이룰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입니다.

 

 

게다가 2010년에 방송한 작품으로서 이 시기는 IPTV로 다시 보기 서비스가 막 활성화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전 드라마와 비교 시 TV 시청률면에서는 약간 손해를 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내용은 조선후기 숙종( 지진희 )이 잠행을 하는 도중 우연히 길에서 관노비 동이( 한효주 )를 만난 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동이는 임금을 만난 뒤로 장악원 노비에서 숙종의 후궁인 숙빈 최 씨( 한효주 )에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실록에는 그녀가 무수리 출신으로 나오며 우연히 궁궐에서 임금에 눈에 띄어 총애를 받았던 인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숙빈 최 씨는 기록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픽션을 가미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야기 전개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많은 허구를 담고 있습니다.

 

왜냐면 숙빈 최 씨와 숙종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실존인물의 성격보다 미화를 해야만 아름다운 사랑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작품은 기존 사극과는 다르게 현대미가 느껴지는 유쾌하고 아름다운 사랑도 담았기 때문에 노년층은 물론 젊은 층도 재밌게 볼 수가 있는 예쁜 로맨스 사극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 작품에서 지진희와 한효주를 많이 언급하지만 이들 못지않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연기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바로 배우 이소연입니다.

 

이소연은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장희빈 역할을 맡았고 악인 연기를 워낙 잘했기 때문에 주인공 못지않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장희빈은 역대 사극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로서 악인의 상징으로 불립니다.

 

그녀 역시 동이와 마찬가지로 천인 출신이었고 영특한 머리로 중전의 자리까지 오르는 능력 있는 여성이기도 했습니다.

 

 

원래 심성이 고왔던 그녀는 중반 이후부터 동이를 흠모하는 임금의 모습에 큰 배신감을 느끼며 지독한 악인으로 변해갑니다.

 

이미 본인에게서 임금의 마음이 떠났다고 판단한 장희빈은 권력으로 관심을 돌려 조선에서 최고의 높은 자리까지 오르고자 온갖 악행을 벌이죠.

 

 

비록 장희빈을 악인으로 그리고 있지만 타 사극 드라마와는 다르게 인간미라고는 전혀 없는 지독한 악인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나쁜 짓을 하긴 하지만 천박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사약을 먹을 때도 죽기 싫어 발버둥을 치는 것보다는 자신의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도도한 품격을 보여줬습니다.

 

내면의 착한 본성까지 잃지 않던 장희빈을 이소연 배우는 그녀만의 풍부한 감성과 디테일한 표정연기로 화면을 장악했습니다.

 

 

그토록 권력을 쫓아서 살아왔던 그녀였지만 정작 죽음을 목전에 두고는 단지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순한 여인으로 결국 돌아옵니다.

 

이처럼 너무나도 미어지게 아픈 서러운 여인의 감정을 보는 이들에게 잘 느껴지도록 이소연 배우는 혼신의 연기로 감성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사극 동이는 허준이나 대장금과는 다르게 국내에서 높은 시청률을 보인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이 꽤 많을 것으로 봅니다.

 

 

제가 60부작을 모두 감상한 소감으로는 너무 역사적 사실관계를 따지며 감상하기보다는 애초에 판타지 사극이라는 전제를 깔아 놓고 시청하시면 순수한 전통미가 보여주는 따뜻한 인간애가 얼마나 푸근한 것인지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