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언더 영화를 볼 때 줄거리를 거의 보지 않고 감상을 한다.
아무래도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는 영화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알면 시시하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B급 영화라도 내가 전혀 기대하지 않는 요소가 나왔을 때의 신선함은 작품을 즐기는 재미를 굉장히 배가시켜 준다.

블러드 레드 스카이가 바로 이런 영화였다.
포스터만 봐서는 비행기 안에서 테러범과 사투를 그린 식상한 영화로 보였지만 막상 감상을 해보니 관객들에게 호기심과 눈요깃거리를 제공하는 흡혈귀가 등장을 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탈취한 테러범들은 마차 자신들이 세상의 지배자가 된 듯 의기양양하면서 위세를 부린다.
하지만 이 안에는 그들보다 훨씬 강한 사람의 피를 갈구하는 존재가 타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사람을 마치 파리 죽이듯 살인을 하는 테러범들 앞에 강력한 흡혈귀가 등장하여 그들을 공격을 할 때 얼마나 시원하던지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영국 스코틀랜드 공군 기지에 테러범들이 장악한 여객기 한 대가 비상 착륙을 한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국 군은 테러범들이 보이면 즉각 사살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여객기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사람은 어린아이
엘리아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이는 뭔가에 홀려서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엘리아스는 엄마 세라와 함께 뉴욕행에 몸을 실었는데 그 이유는 엄마의 골수 이식을 위해 뉴욕에 있는 최고의 병원으로 가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엄마 세라는 백혈병이라고 하기에는의문스럽게 항상 주사기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몸에 주입하는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비행기에 탑승을 해서도 불안 증세를 보인 세라는 열 살 남짓한 아들 엘리아스에게 의지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잔인한 테러범들이 비행기를 장악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안 그래도 마음이 불안했던 세라에게 이 상황은 그녀를 더욱 패닉에 빠지게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아들 엘리아스는 갑자기 테러범을 피해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
아들을 붙잡기 위해 재빨리 뛰쳐나간 세라는 결국 테러범들의 총에 맞아 쓰러지고 만다.

그러나 잠시 후 여러 발의 총알을 맞아 죽을 줄로만 알았던 세라는 다시 살아난다.
하지만 죽었다가 살아난 그녀는 이미 예전의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눈동자의 색깔은 노랗게 변했고 기존에 있던 치아는 빠지고 비정상적으로 긴 송곳니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녀는 백혈병 때문에 뉴욕에 있는 병원으로 가고자 한 것이 아니라 점점 흡혈귀로 변하는 자신의 몸을 막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과거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도중 깊은 숲 외딴길에서 엔진 고장으로 잠깐 정차를 한 적이 있었다.
이때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남편은 목이 물려 죽임을 당하고 세라 역시 손을 크게 물려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이날 이후로 세라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흡혈귀로 조금씩 변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아직까지 완전히 뱀파이어로 변하지 않는 이유는 주기적으로 맞는 주사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라는 비행기 안에서 테러범들에게 총을 맞았고 게다가 자신의 아들까지 위험에 처하자 자발적으로 흡혈귀로 변해 테러범들을 제압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녀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전혀 몰랐던 잔인한 테러범들은 세라의 사납고 무서운 공격에 하나둘씩 제거되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의 포인트는 흡혈귀를 인질로 잡은 여객기 테러범들이 호되게 혼나는 데 있다.

보통 여객기 테러범들은 종교적인 신념으로 수십 명의 사람을 인질로 삼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들은 단지 주가조작을 통해 수십억의 수익을 내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던 것이다.
고작 자신들이 원하는 돈 때문에 수십 명의 사람을 거리낌 없이 죽이려고 하는 이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굉장히 미웠다.

하지만 다행히도 테러범들 보다 더 강한 존재가 나타나 그들을 제압해서 혼내줄 때의 통쾌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물론 너무 쉽게 테러범들이 흡혈귀에게 제압이 되면 시시하기 때문에 또 다른 흡혈귀를 등장시켜 대립구도를 형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성본능을 가진 세라는 월등히 강했다.

아무리 사람의 피를 갈구하는 존재라도 목적 없이 사람을 죽이는 존재보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는 목적이 있는 흡혈귀가 훨씬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엄마라는 존재는 그들의 정체가 무엇이든지 간에 자식에 대한 애정만큼은 그 누구도 넘볼 수가 없이 숭고하다는
것을 영화 블러드 레드 스카이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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